녹화를 방해하는 아날로그 DRM 매크로비전(Macrovision)

이렇게 비디오 녹화가 잘못된다

특정한 기기나 미디어에서 비디오 녹화를 시도했는데 녹화가 잘못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매크로비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날로그 시절부터 복사방지는 미디어 회사들의 중요한 관심사였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날로그 시절부터 복사방지가 존재하는데, 이것을 매크로비전이라고 부릅니다.

위에 보이는 흰색 줄이 매크로비전 신호

먼저 아날로그 비디오 신호는 화면이 나오는 부분보다 조금 더 윗부분이 존재합니다. 이 윗부분에는 캡션(청각장애인용 자막)이나 텔레텍스트 같은것이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매크로비전은 이 대역에 신호를 넣습니다.

VCR 제조사들이 매크로비전을 무시할 수 있도록 만들 수는 있지만, 매크로비전을 만든 회사는 VCR 회사들과 계약을 해서 의도적으로 매크로비전 신호에 당하도록 기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생산된 VCR에서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반대로 매크로비전을 만들기 전에 출시된 엄청 오래된 구형 VCR은 매크로비전에 둔감합니다.

물론 매크로비전이 복잡한 원리를 쓰면 VCR 회사들이 싫어할거니 상당히 간단한 원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VCR은 녹화시 아날로그 비디오 신호 세기를 참고하여 적절한 화면 밝기를 자동으로 설정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매크로비전은 이 기능을 교란하는 신호를 담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밝게 했다가 어둡게 했다가를 반복하는 신호가 들어있는데, 그렇게 되면 VCR는 매크로비전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교란당해주고 정상적으로 비디오 복사가 안되는 원리입니다.

다만 이것은 여러개의 매크로비전중 가장 기본적인 매크로비전으로, 다른 원리의 매크로비전 신호들도 존재하여 기존의 매크로비전에 당하지 않는 기기에서도 당하도록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매크로비전을 피하는 용도로 오래된 VCR을 구하는것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매크로비전은 다음의 조건에서 들어있게 됩니다.

1. 매크로비전이 적용된 비디오테이프를 VCR로 아날로그로 재생시
2. 매크로비전 트리거가 있는 DVD 미디어를 DVD 플레이어가 아날로그로 재싱시
3. BD는 기본적으로 매크로비전이 적용
4. 일부 셋톱박스에서 방송을 아날로그로 시청시

매크로비전은 아날로그적인 특성을 이용한거라서 디지털 기기는 보통 이러한 신호에 당하지 않습니다. 대신 신호를 감지하는 기능을 넣어둬서 신호를 감지하면 아날로그 기기와 달리 녹화를 거부하는 기능을 추가해두기도 합니다.

잘 나오다 말아버린다

캡처카드에서 해당 기능이 존재하는 경우 매크로비전 신호를 감지하면 화면 출력을 막아버립니다.

왼쪽이 캡처카드에서 매크로비전을 영향을 받아 잘못 캡처된 경우

반대로 매크로비전 신호를 감지하지는 않지만 캡처나 녹화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그 외에도 CGMS-A라고 하는 디지털기기용 복사방지요청 신호도 존재합니다. DV나 D-VHS 기기 등에서 해당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매크로비전이 없고 CGMS-A만 있다면 아날로그 기기에서는 녹화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만 아날록로 녹화를 해도 CGMS-A와 같이 녹화되어 아날로그로 녹화한것을 다시 디지털 기기에서 녹화를 하면 CGMS-A에 걸린다고 합니다.